'건강식 한식', 역학조사 등 연구결과 확보 '절실'

‘한식 인체적용 연구 국제 워크숍’서  동서양 학자 한 목소리
 

한식을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장기추적 조사 등 역학적인 연구결과와 다양한 임상실험결과가 나와야 한다는데 동서양 학자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농촌진흥청은 4일 국내외 한식 연구 관련 전문가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 강당에서 한식 연구방법의 활성화 모색을 위한 ‘한식 인체적용 연구 국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농촌진흥청 전통한식과 박영희 연구사는 ‘한식의 특성과 건강 관련 연구동향’ 발표를 통해 “한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식생활과 질병 발생의 인과 관계를 추적할 수 있는 장기 추적조사 및 인체실험 등 다양한 연구 수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한식 임상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미국 농무성 농업연구청 벨츠빌 인체영양연구센터 예이츠 소장과 존스 홉킨스대학 까발레로 교수도 “한식이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역학적인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이를 증명할  다양한 임상실험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북대 채수완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장은 ‘한식 섭취가 대사 증후군에 미치는 영향’ 주제를 통해 “비빔밥ㆍ김밥 메뉴의 한식 섭취자가 돈까스ㆍ햄버거 메뉴의 서양식 섭취자에 비해 인슐린 지수 및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적게 나타나 한식이 대사증후군과 관련해 서양식에 비해 우수하다”며 “발효식품을 포함한 한식 임상실험의 긍정적인 결과는 대사성 만성질환 이외에 노인성 질환의 예방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강재헌 교수는 ‘한식과 비만 관련 대사질환’ 발표에서 “호주인을 대상으로 한식과 서양식 섭취군으로 나눠 실험한 결과, 한식 섭취군에서 허리둘레 및 체지방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나는 등 한식이 복부비만 감소에 더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농촌진흥청 전통한식과 김행란 과장은 “농촌진흥청은 2009~2012년까지 미국 농무성 농업연구청(USDA-ARS)과 한식의 영양학적 우수성 및 건강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국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미국 현지에서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식 섭취 임상 실험을 착수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한식 우수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한식이 지중해식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건강 장수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발표 내용>

 
한식의 특성과 건강 관련 연구동향
박영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사 

역학 연구를 통해 식생활은 비만,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의 주요 영향인자로 밝혀짐에 따라 식사와 만성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임상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식은 곡류와 채소를 중심으로 동식물성 단백질 급원이 조화를 이룬 건강 식단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 자료는 이제 생산 초기 단계에 있다.

한식과 건강 상태에 대한 연구동향을 살펴보면 근래에 식사패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현재 다양한 조사 결과가 많이 발표되었지만 식생활과 질병 발생의 인과관계를 추적할 수 있는 장기추적 조사연구는 부족하다.

인체적용 임상실험 연구로 종합적인 한식 식사에 대한 연구는 물론 김치, 장류 등 우수성이 익히 알려진 개별 식품의 효과에 대한 인체적용 연구도 손에 꼽을 실정이다. 현재까지 인체적용연구 결과 한식이 허리둘레 및 복부 지방 등 비만 및 대사증후군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또한 김치 또는 장류를 보조제 형태로 섭취할 경우에도 지질 대사 증진 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식의 건강 우수성을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서는 한식 연구의 양적 확산 및 질적 제고가 필요하다. 


 
미국의 만성질환과 영양정책
알리슨 예이츠 USDA-ARS 인체영양연구센터 소장

현재 영양에 관한 중요한 문제는 비만과 영양 결핍, 만성질환을 줄이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1924년 소금에 요오드 첨가를 시작으로 식품에 부족한 영양소를 첨가하여 영양 강화를 시행하였는데, 그 후 우유에 비타민 A, D, 밀가루에 비타민 B, 밀가루와 곡류에 엽산을 강화하였고 1990년 이후로는 식품의 영양 강화가 식품가공의 일부가 되었다.

미국은 1941년 처음으로 미국인을 위한 식사지침을 만들었고, 1992년에 식품구성탑을 제시하면서 바람직한 식품의 섭취를 권장하였다. 현재 미국인들은 정부의 2011년 식사지침 발표를 기다리고 있으며, 식사지침은 식사와 만성질환 예방에 관해 알려준다.
 
현재 미국에서는 비만 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데, 1995년~2005년까지 미국의 전지역을 대상으로 한 통계결과에서 BMI가 30을 초과하는 성인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미국의 비만 경향을 잘 보여주었다.  

 
 
미국인 대상 한식이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 연구
벤자민 카바렐로 존스홉킨스대학 의과교수
USDA-ARS 인체영양연구센터 식이섭취에너지대사 과장

장기코호트 연구는 많은 시간과 경제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는 매우 중요하여 식이와 질병관련 연구의 방법으로 수행되고 있다. 이를 포함한 임상실험은 포화지방산 섭취와 관상동맥질환발병과의 양의상관관계와 같이 식이섭취와 질병발생의 과학적 원인을 입증해주고 있다.

미 농무성(USDA-ARS) 인체영양연구센터는 에이츠 박사팀은 농촌진흥청 농식품자원부와 함께 현지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식섭취가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임상실험은 고지혈증(LDL-C수치 130mg/dL이상)의 미국인 성인을 대상으로 발효된 김치와 된장 외 한식을 하루 세끼 4주간 제공하여 심혈관질환 개선 및 장내 미생물상의 변화를 관찰할 예정이다.
 
올해 5월부터 임상시험심사위원회와 대상자모집을 시작으로 내년 말 결과를 국외학술지에 게재할 계획이다. 한식섭취가 건강증진도모와 관련된 과학적 근거는 미미한 수준으로 이 결과는 과학적 자료로 토대가 될 수 있기에 그 의미가 크다. 
 


한식 섭취가 대사 증후군에 미치는 영향
채수완  전북대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장

197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한국의 사망원인은 순환기질환과 암이 전체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식습관은 생식기능을 포함한 건강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최근 발표되었다.

전북대 의대 채수완 박사팀은 3개월에 걸쳐 19~30대의 남성을 대상으로 한식과 서양식의 섭취에 따른 정자의 운동성 변화를 조사한 결과, 한식 섭취군에서 정자의 운동성 및 남성호르몬이 증가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도시와 농촌의 40~50대와 도시의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생식기능을 비교한 결과, 가공식품의 섭취가 적고 지방섭취가 상대적으로 낮은 한식 중심의 식사를 하는 농촌 40대 남성들이 도시 40대 남성들에 비해 생식기능이 우수한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이는 도시 20대 남성들에 약간 못미치는 수치였다.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시험에서도 한식이 서양식에 비해 우수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비빔밥·김밥｣메뉴의 한식 섭취자의 경우, ｢돈까스·햄버거｣메뉴의 서양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아도 서양식섭취자에 비해 인슐린 지수 및 혈중 중성지방수치가 적게 나타났다.

또한 한국의 전통발효식품인 청국장, 고추장과 된장이 비만에 효과가 있다는 것도 이번 임상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19~65세의 비만 및 과체중자를 대상으로 12주간 청국장, 고추장과 된장을 섭취후 체지방 및 복부지방 변화를 관찰한 결과 청국장은 체질량과 나쁜 콜레스테롤(LDL)의 구성성분인 apo B의 생성이 유의적으로 감소하였고, 고추장 섭취군은 중성지방이 크게 감소하였으며, 된장 섭취군은 내장지방이 감소하였다.

이에‘발효식품을 포함한 한식임상실험의 긍정적인 결과는 대사성 만성질환 외 노인성 질환의 예방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한식과 비만 관련 대사질환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은 식생활에 의해 가장 영향을 받는 것으로 과거 우리 전통 한국식이를 섭취하던 때에는 비만이나 생활습관병이 별로 없었으나, 최근 식이섭취 패턴의 변화로 비만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각종 생활습관병(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심장질환 등)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가 되고 있다.

호주의 시드니 거주 주민 70명을 대상으로 각각 한식 섭취 군과 서양식 섭취 군으로 배정하여 식이섭취한 결과 한식군에서 허리둘레 감소, 복부의 체지방 감소율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 한식군이 복부비만 감소에 더 효과적이었다.
 
제공된 한식의 만족도 점수가 높을수록 체중, BMI(체질량지수), 허리둘레 및 체지방률 변화량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공복혈당, 인슐린, 인슐린저항성지수(HOMA-IR) 모두 한식군이 양식군에 비해 더 많이 감소한 경향을 보여 한식군의 당대사 기능 개선효과가 양식군에 비해 더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렐린 농도는 양식군이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양식군은 임상시험 기간동안 한식군에 비해 과도한 절식을 하였기에 식욕이 더 항진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과적으로, 3개월의 단기 임상시험이 아닌 장기 임상시험으로 이어질 경우 양식군에서 한식군에 비해 순응도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